그림/34일 연말결산 캘린더

#8 올해의 콘텐츠는?

넴 박 2024. 12. 5. 20:26

1. 그림

헤나

요즘 세대는 이런가? 라는 질문이 저절로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 월요일 회식 이후 감기가 와서 괴롭다. 여름에 독감 걸린 뒤로 겪는 것이라 온몸의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도 코 안 막혀서 다행이다;; 확실히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더라. 개인이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더라. 
 
역사를 사는 요즘이다. 모든 상황이 말도 안된다. 믿기 싫은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심하고 머리 아프다. 
 
 

2.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터미널에서 구매해서 종종 읽었다. 시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이걸 왜 이렇게 썼는지 추리하는 과정도 재밌다. 가장 좋은 점은 읽을 때마다 느낀 점이 달라진다. 특히 한강작가님은 특유 서글픔이 무척 짙으셔서 거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시집은 뭔가 노랗게 빨간 노을이 연상됐다. 이 사람은 글로 그림을 그린다!
 

죽는다는 건
마침내 사물이 되는 기막힌 일
그게 왜 고통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오늘 읽었던 '심장이라는 사물2'에서 죽음을 이렇게 말하는 걸 처음봐서 감탄했다.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식일 뿐이라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평소에 얼마나 생각이 많고 깊으면 이런 문장을 쓸까? 유독 이 문장에서 느껴지는 우울함이 뭔지 알겠어서 괴로워...
 
이 책에서 휠체어 댄스, 피 흐르는 눈4, 서시가 가장 좋았다! 왜 한강작가님의 글이 좋은지 문득 이해가 됐다. 읽어본 책이 총 3권으로 남들보다 적지만 작품 내 인물은 하나같이 나약하고 곧 바스라질 것 같은데 결코 쓰러지진 않더라! 끝까지 버티더라! 절대 꺼지지 않는 가느다란 생명력이 좋았다.
 
시(휠체어 댄스, 피 흐르는 눈4, 서시)

더보기

휠체어 댄스

 

눈물은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나를 다 삼키진 않았죠

 

악몽도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가닥가닥 온몸의 혈관으로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보세요

나는 춤을 춘답니다

타오르는 휠체어 위에서

어깨를 흔들어요

오, 격렬히

 

어떤 마술도

비법도 없어요

단지 어떤 것도 날

다 파괴하지 못한 것뿐

 

어떤 지옥도 

욕설과

무덤

저 더럽고 차가운

진눈깨비도, 칼날 같은

우박 조각들도

최후의 나를 짓부수지 못한 것뿐

 

보세요

나는 노래한답니다

오, 격렬히

불을 뿜는 휠체어

휠체어 댄스

 


 피 흐르는 눈 4

 

이 어스름한 저녁을 열고

세상의 뒤편으로 들어가 보면

모든 것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고요히 등을 돌린 뒷모습들이

차라리 나에겐 견딜 만해서

되도록 오래

여기 앉아 있고 싶은데

 

빛이라곤

들어와 갖힌 빛뿐

 

슬픔이라곤

이미 흘러나간 자국뿐

 

조용히 내 눈에는 

찔린 자국뿐

피의 그림자뿐

 

흐르는 족족

 

재가 되는

검은

 


서시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겟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그늘과 빛을

오래 바라볼 거야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

거기,

당신의 뺨에,

얼룩진.

 
 

3. 올해의 콘텐츠는?

여행

  • 2월: 양산, 부산- 평산 책방  
  • 4월: 대전, 광주-터프팅, 디즈니 스토어, 광주시립식물원
  • 8월: 서울, 부산- 조야생일카페
  • 9월: 서울- 포켓몬 오케스트라 
  • 10월: 속초, 천안- 설악산 찍먹(강풍주의보)

 
도전 성공

  • 장신구 관심 갖기
  • 장편소설 완성함
  • 장거리 당일치기 
  • 그림 100일 콘텐츠
  • 티스토리 오블완
  • ㅁㅁ성공

 
읽은 책- 사둔 책이 2권 남아서 올해까지 다 읽고 싶다.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복잡한 세상에서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 대한민국 생존전략- 이낙연의 구상
  • 따르는 사람들
  • 파이 이야기- 개정판
  • 구의 증명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우리말 어원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
  •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 히든 픽쳐스
  • 퇴고의 힘- 그 초고는 쓰레기다
  • 데미안
  • 동물농장
  •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독서의 방법과 쓸모에 대하여
  • 퀸의 대각선 1-2 세트
  • 가재가 노래하는 곳(출간 5주년 기념 에디션)
  •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 폭풍의 언덕 
  • 흰-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 폐교생활백서 1-2 세트
  •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 페스트
  • 좁은 문
  • 책 읽는 사람 문재인의 독서노트
  • 자연에 이름 붙이기-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때
  • 작별하지 않는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영화

  •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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